최근의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국내 골프대회는 작년과 같은 수준인 남자 16∼17개, 여자 20개 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골프 대회는 주최측과 선수, 또 관람하는 팬들이 한데 어우러져 만드는 한바탕 축제의 장이다.
하지만 매 대회가 열릴 때마다 성숙되지 못한 갤러리 수준 때문에 선수는 물론 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 끝난 KLPGA투어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는 최혜용의 볼을 갤러리가 밟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있었고, 선수들은 갤러리의 핸드폰 벨소리에 깜짝 놀라 몇번씩 어드레스를 풀어야 했다.
또 최경주가 참가한 KPGA투어 SK텔레콤오픈에서는 몇몇 갤러리들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카메라에 담느라 찰칵 찰칵 샤탸소리를 내거나 굽 높은 구두소리로 선수들의 집중력을 흐트렸다.
또 대다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퍼팅을 마치면 우르르 다른 홀로 뛰어가며 웃고 떠들어 그 선수의 동반 플레이어는 곤혹을 치러야 했다.
심지어는 티샷을 준비할 때 코스를 가로질러 뛰어가는 관중이 있는가 하면, 페어웨이까지 진입해 선수들보다 앞서 걸어감으로써 선수가 갤러리들에 파묻히는 아찔한 모습도 부지기수로 일어난다.
그린주변에서는 앞에 좀 앉아라·우산 좀 치워라는 등의 고성이 오가는 것은 물론이고 좀 더 좋은자리를 잡기위해 이리뛰고 저리 뛰고 심지어 선수들보다 먼저 그린을 점령하기도 한다.
또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작정 사인을 해달라고 조르는가 하면 프로선수들의 성적을 가지고 큰 소리로 핀잔을 주기 일쑤다.
최근 영국 골프의 간판스타인 콜린 몽고메리는 아시아의 갤러리들이 아직도 골프 에티켓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한 대목을 기분 나쁘게 들을 일만은 아니다.
따라서 국내 골프대회의 수준을 한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대회 조직위원회의 좀 더 적극적인 질서유지 노력과 함께 골프계의 지속적 계도와 홍보가 필요하며 골프팬들의 의식변화도 절실하게 요구된다.
품격 높은 갤러리로 참석해 멋진 플레이를 보려면 꼭 지켜야할 수칙이 있다.
예를 들면 ▲경기 진행을 위해 선수들의 플레이 때 움직이지 말 것 ▲잔디 보호와 소음을 줄이기 위해 운동화·골프화를 착용할 것 ▲허락받은 전문가외에는 촬영을 자제할 것 ▲핸드폰은 반드시 끄거나 무음으로 할 것 ▲통제가 어려운 너무 어린 나이의 자녀들은 동반하지 말 것 ▲사인은 지정된 장소에서만 요구할 것 ▲선수들왔 함부로 말을 걸지 말것 ▲홀 간 이동거리를 줄이려고 언덕이나 숲을 마구 넘나들지 말 것 ▲어떠한 경우에도 경기 중인 공을 건드리지 말 것 등이다.

이계윤  webmaster@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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